PEARL STORY · 보석감정사의 비밀노트
진주는 정말 눈물의 보석일까?
인어공주의 눈물에서 젠더리스 주얼리까지
속설의 기원 · 조개의 인내 · 시대를 넘어 변하는 진주의 의미
어릴 때 도서실에서 읽었던 인어공주 — 왕자를 너무나 사랑해서 거품으로 사라지는 순간에 흘린 눈물이 진주가 되었다는 이야기. 그 순간 F 성향의 저는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눈알이 많이 아팠겠다." 지금도 TV나 영화에서 달기똥 같은 눈물을 흘리는 장면을 보면 동시에 그 진주 눈물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진주 (인천일보)
진주 = 눈물, 그 속설의 기원
진주를 눈물에 비유하는 이야기는 동서양 곳곳에 퍼져 있습니다. 서양에서는 인어가 흘린 눈물이 고통을 감내한 채 얼어붙은 것이라 하여 '얼어붙은 눈물(Frozen Tear)'이라고도 부릅니다. 기원전 9세기 그리스 시인 호메로스가 《오디세이》에서 진주의 아름다움을 눈물에 비유한 것이 그 시작이 아닐까 싶습니다.그래서 연인이나 배우자에게 진주를 선물하면 눈물을 흘리게 된다는 속설이 생겨났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예전에는 결혼 생활에서 눈물 흘릴 일이 없기를 바라는 친정어머니의 염원으로 진주 예물을 피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고통을 감내한 결과 — 진주조개의 이야기
조개의 몸속에 초대받지 않은 이물질이 들어오면, 자기를 보호하기 위해 생존의 시스템이 작동합니다. 그 이물질은 결국 진주조개의 몸속에서 무지개빛의 아름다운 구형의 물체 — 진주로 생성됩니다. 참고 인내한 고통의 결과이지만, 우리 인간은 그것을 꺼내어 다듬어 아름다운 장신구로 만듭니다.이 관점에서 보면 진주는 단순한 눈물이 아닙니다. 고통을 품고 견뎌낸 끝에 탄생한 아름다움입니다. 서양에서 어머니가 시집가는 딸에게 진주를 선물하는 관습도 같은 맥락입니다 — "시집살이의 어려움을 진주처럼 잘 참고 견디라"는 의미로요.
시대가 바꾼 진주의 의미
눈물에서 지혜로 — 현대의 해석
현대로 오면서 진주에 대한 해석이 달라졌습니다. 고통은 참고 지혜롭게 견딤으로 인해 부귀, 장수, 순결, 사랑, 그리고 지혜를 낳는다는 의미로 재해석됩니다.행복과 고통은 삶을 살아내면서 동반되는 필수적인 동반자입니다. 뭐가 옳다 그르다를 결정하기보다는, 그 안에 숨어있는 먼저 살아온 사람들의 지혜를 음미해보면 될 것 같습니다.
※ 진주를 선물하면 눈물을 흘리게 된다는 속설의 시대는 분명 지나간 것 같습니다. 시대가 지나면서 보석에 묻어있는 이야기들도 함께 흐릅니다.
클레오파트라가 녹여 마신 보석
진주는 클레오파트라가 자신의 미를 위해 녹여서 마셨다는 이야기가 전해올 정도로 오래전부터 여성의 아름다움을 지켜온 생명력 있는 보석입니다. 6월의 탄생석 진주 편에서 나눴듯이, 진주의 주성분인 탄산칼슘이 산에 녹는 것은 과학적으로도 사실입니다.
개인적으로 착용했을 때 가장 여성스럽고 따뜻해 보이는 장신구 중 하나가 진주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어떤 옷차림에도 자연스럽게 품위를 더해주는 — 그것이 진주입니다.
진주 젠더리스의 시대가 왔다
루이비통, 티파니 그리고 남성 진주 주얼리
최근 루이비통, 티파니 등에서 진주를 레이어드한 남성용 진주 장신구들이 눈에 띕니다. 처음에는 너무 특이해서 진주 장신구를 하고 나온 연예인들과 셀럽들의 사진을 모았었는데 — 지금은 패션, 가방, 기타 액세서리에도 자연스럽게 적용되고 있습니다.이제는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들이 착용해도 너무나 자연스럽고 잘 어울리는 주얼리 젠더리스의 시대가 온 것 같습니다. 진주를 선물하면 눈물을 흘리게 된다는 속설은 이제 완전히 옛이야기가 됐습니다.
인어공주의 눈물에서 시작된 이야기가 조개의 인내를 거쳐, 클레오파트라의 미용법을 지나
오늘날 젠더리스 주얼리의 시대까지 진주는 언제나 시대와 함께 흐르는 아름다운 보석입니다.
보석감정사의 비밀노트를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0 댓글